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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락식혜 광고 CF 디렉터 권덕형의 남다른 광고이야기

 

[8월의 행복초대 36.5’C 주인공] 권덕형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름보다 ‘팔도 왕뚜껑’, ‘비락 식혜’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최근 가장 핫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심지어 전화를 걸어 비락 식혜를 만든 디렉터를 바꿔달라고 찾는 광고주까지 있다는 후문! 세상이 빌려준 15초를 이용해 끊임없이 다양한 메시지를 만드는 권덕형,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8월의 행복초대 36.5’C의 주인공이 되신 걸 축하 드립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15초의 미학이라는 광고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 꿈은 (누구나 그랬듯이) 과학자였죠. 하지만 실제로 작은 상이라도 타고 칭찬을 받았던 것은 글짓기였어요. 결국 수학도 안 되고 해서 문과를 택하게 됐는데, 꿈은 늘 종합적인 창작의 세계였죠.

 

국문학과를 전공한 후 대학 3,4학년 때부터는 광고 카피라이터가 나의 길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문학적인 소양도 필요하고, 뭔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창의의 세계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당시 1,2위를 다투는 인기직업이기도 했지요. 

 

 

 

 

Q.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 건가요?

 

소비자들이 실제로 접하는 ‘광고물’을 제작하는 실무 책임자입니다. CF나 인터넷 광고, 인쇄광고, 라디오 광고, 버스나 건물에 붙어 있는 옥외광고 등 여러 형태의 광고들이 있죠.

 

영상이나 그림을 어떻게 할 건지, 카피(광고 문구)는 어떻게 할지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서 시작해서 실제로 촬영을 하고 편집에서 완성된 광고물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게 CR(크리에이티브, 광고제작부서)팀인데, 그 팀의 장인 거죠. CR이라고 콕 찝어 ‘크리에이티브팀’이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아이디어 내는 사람’, ‘크리에이터’들의 팀장입니다.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책임지는 건데, 그 이전 단계인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맡는 것은 광고회사에서 기획부서가 있고, ‘어느 매체를 이용할 것인가?’를 맡은 것은 미디어부서죠.

 


Q. 블로그를 보니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 와?’라는 슬픈 문구를 봤어요.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광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미친놈’ 소리를 들어도 좋은, 아니 ‘미친놈’ 소리를 듣는 것이 칭찬이 되는 몇 안 되는 직업이죠. 그 점에서 밥벌이로서의 일이지만 늘 창조적인 작업을 즐거워하는 저의 본능을 해소시켜주는 것이기도 하죠.

 

저는 글을 쓰든 가구를 만들든 요리를 하든 뭔가 맛나고 신기하고 멋진 것을 ‘만들어서 선보이는’ 걸 즐기거든요. 누군가(광고주)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서, 더 효과적으로 전해준다는 데 보람도 있구요. 

 


Q. 지금의 권덕형이란 인물이 있기까지 잊지 못할 인생의 좌우명이나 문구가 있나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을 좋아합니다.

 

옳다면, 진실되다면 자유로워진다는말이죠. 제가 크리에이터로 사는 데에도 큰 나침반이 되어 주는 말이고, 크리에이터를 떠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좋은 지침이 되어주는 말 같아요. 

 

 

 

 

Q. 항상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아닐 텐데, 생각이 막히면 주로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시나요?

 

무식하게 기다리는 편입니다. 아이디어는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못 찾은 상태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아이디어의 씨앗은 이미 제 안에, 제가 한 경험과 사유의 방식 속에 숨어 있어요.

 

그게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건데, 책상 앞이든 출퇴근 지하철 안이든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새벽 두 시엔 세 시쯤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집니다. 세 시엔 네 시쯤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 믿죠.

 


Q. 책 제목에도 볼 수 있듯이 15초라는 시간이 굉장히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권덕형에게 15초란?”

 

‘세상이 나에게 빌려 준 짧은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죠. 15초 동안은 나는 화자가 되고 세상은 청자가 됩니다. 나는 째깍째깍 흘러가는 소중한 시간의 아주 작은 부분을 빌리는 셈이구요.

 

원래 내 것은 아니지만 내가 말하고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 무엇을 담을지가 중요한 거겠죠. 그 시간이 소중하니까, 그리고 내 것이 아니니까 열심히, 잘 하려고 합니다.

 


Q. 아이디어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 역시 중요할 텐데요, 회의를 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어떻게 광고라는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나요?

 

처음부터 100% 완벽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건 드뭅니다. 카피 한 줄이나 키워드 하나, 매력적인 이미지 하나를 건지는 데서 출발합니다. 이 때 ‘발견하는 눈’이 중요하죠.

 

아이디어는 도처에 있고, 누구에게나 있지만 보석의 원석처럼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 ‘발견’해줘야 하거든요. 그런 아이디어의 단초를 발견한 후에는, 그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어느 장소의 어떤 상황일까?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어때야 할까? 제품은 어디쯤 등장할까?

 

그렇게 포괄적인 구성계획이 서면, 카피라이터는 언어적인 부분을 맡고, 디자이너는 시각적인 부분, PD는 CF의 구성과 촬영 기술상의 문제점들을 고려한 콘티 구성을 맡아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죠. CD는 전체적으로 디렉션을 주면서 각자 구체화한 작업들을 모아 조립합니다.

 


Q. 광고를 보면 명확한 컨셉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명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데요, 광고를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품과의 연관성, relevance라 할 수 있습니다. ‘재미’와 ‘재치’로 본다면 우리가 일상 중에 던지는 농담 속에도, 개그 프로그램 속에도, 책 속이나 우리의 몸짓과 표정 속에도 있지요. 하지만 어떤 제품을 광고할 때는 분명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수십 억이 투입되기도 하고요. 광고란 태생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철학을 ‘파는’ 행위이므로 목표로 정한 소비자가 애초에 의도했던 반응을 일으키게 하려면 제품과의 연관성을 빼놓을 수 없죠. 

 

 

 

Q.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CF를 만들어 오셨는데, 가장 애착이 가거나 생각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최근 1년 반 사이에 만들었던 히트작 가운데 첫 작품이었던 팔도 남자라면 류승룡 편입니다. 라면광고에서 전혀 새로운 시도였죠.

 

일상 속에서 맛있게 먹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남자라면이라는 브랜드 네임과 들어가는 재료, 그리고 식품 광고에서 필수이자 핵심이랄 수 있는 씨즐감을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표현해냈죠. 류승룡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만든 광고기도 하구요. 요즘 나오는 류승룡 모델의 광고들도 그 먼 조상은 남자라면 아닐까요?

 


Q. 이번 비락식혜도 그렇고 디렉터님의 CF는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패러디란 형태로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선 재미 있어서 그런 것 같구요, 그 재미가, 먼 나라 얘기가 아닌 내 얘기 같아서 그러시는 것같아요. 패러디라든가 따라하기는 패러디가 불가능하거나 따라하기 벅찰 정도로 어려우면 안 되겠죠.

 

재미 있고 쉽다. 직설적이고 내 얘기 같다. 그런 점들이 요점 아닐까요? 광고가 사실은 그렇게 친근함이 있어야 하는 건데 제가 만든 광고들이 그런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 같아 감사하고, 반갑죠.

 

 

Q. 이번에는 동부화재 블로그 ‘행복초대 36.5도’의 공식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작은 소망이 있다면 ‘행복’이 아닐까 싶은데요, 디렉터님의 행복 기준은 무엇이며,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답변 부탁 드립니다.

 

행복은 ‘스스로를 불안해 하지 않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인생은 희로애락이 있고, 일상은 웃음으로만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도 없죠. 때론 힘들고 눈물이 날 때도 있죠. 하지만 스스로를 불안해하지 않는다면,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고 긍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헤쳐나갈 수 있죠.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할 수 있고, 인생에 대해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이 불안하고, 지금 처한 상황이 불안할지라도 내가 내 스스로에 대해서만큼은 불안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인생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Q. 지금도 분명 많은 청춘들이 CF를 보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꿈꾸고 있을 텐데요, 그들을 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덕목을 알려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오래, 깊게, 집중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경험의 힘, 독서의 힘도 크지만 결국 그 모든 요소들을 묶어내서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이 커야 해요. 남들 생각하는 시간만큼, 남들 생각하는 단편적인 수준에서 생각하기를 그친다면 통찰은 생기지 않습니다.

 

 

Q. 끝으로 디렉터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들으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필드에서의 CD역할을 오래오래 계속하고 싶어요. 관리자가 되거나, 아랫사람들이 한 일에 숟가락만 얻는 일이 아니라, 독자적인 크리에이터로서 힘 닿는 날까지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요.

 

덧붙이자면 디지털 시대에 전문화된 디지털 CD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광고라는 울타리 안에 머무르지 않고 통합적인 의미에서의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언어의 혜택을 받으며 살고, 언어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작가의 길도 놓치고 싶지 않구요. 욕심이 많은 셈인데…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인생을 크리에이티브하게 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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