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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이야기/참좋은 가족여행

대부도 갯벌체험마을!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



토요일 아침. 온 몸은 축축 늘어져요.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요리조리 돌리고 있는데 아들이 다가와 안기며 이야기 하네요. “아빠, 나 심심해!” 아빠는 가는 신음을 흘리며 잠든 척 얼른 눈을 감아요. 그러자 아이는 고사리같은 손으로 아빠의 눈꺼풀을 조심스레 들어올려 보네요. 조물딱 조물딱 아빠 얼굴을 만지작거리던 아이는 양손으로 아빠의 입 꼬리를 스마일로 만들어봐요. 끝까지 버텨보려던 아빠는 아들의 귀여운 장난에 결국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어요. 그리하여 이들 가족은 모처럼 특별한 여행을 하기로 해요. 뼈 속까지 스며든 나른함을 한방에 날려줄 온 가족 오감 나들이, 지금부터 대부도 갯벌체험 마을로 떠나볼까요?





바람에 실려온 바다 냄새가 무척 싱그러워요. 넓게 펼쳐진 대부도 갯벌 너머 은초록빛 바다가 하늘과 맞닿아 있네요. 일찍부터 갯벌로 나서는 이들의 얼굴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설렘으로 가득 차 보여요. 마침 인근 초등학교에서 갯벌 생태체험을 위해 견학을 왔다고 해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주홍색 장화를 신은 아이들의 얼굴은 벌써부터 마음이 조개밭에 가 있는 듯 해요.









시화방조제로 연결되면서 섬이 아닌 육지가 된 ‘대부도’는 서울에서 약 1시간 반 거리에 위치해 있어요. 끝없이 펼쳐진 너른 갯벌에서는 장화와 호미만 있으면 동죽, 쏙, 돌게, 소라, 낙지 등을 캘 수 있죠. 특히 이날 찾아간 ‘선감 어촌체험 마을’은 간척지가 완만해 아이들도 안전하게 갯벌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 곳이에요. 


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에서 할 수 있는 레포츠라면 거의 모든 체험이 가능해요. 하늘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바다에서는 갯벌체험과 카약을, 땅에서는 A.T.V.와 서바이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요. 잠자리는 인근 펜션마을과 20인까지 수용이 가능한 몽골 텐트인 ‘게르’가 있는데, 갯벌체험과 함께 캠핑의 묘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여기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보는 것도 좋아요.



선감 어촌체험 마을


선감 어촌체험 마을은 낙지, 박하지, 소라, 포도, 굴, 바지락 등의 특산물이 나는 곳으로 1~2주 전에 예약을 하면 갯벌체험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요. 인근 명소로는 ‘누에섬 등대 전망대’와 ‘동주염전’, ‘안산민속어촌전시관’ 등이 있어요.










갯벌 입구에서 달달달 흔들리는 트랙터를 타고 20여 분 들어가면 천지가 조개밭인 너른 갯벌이 펼쳐져요. 트랙터에서 내리면 각자에게 파란 통과 호미가 하나씩 주어지는데, 현지 전문가에 의하면 갯벌체험의 묘미는 낚시 못지않은 손맛이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한가롭게 갯벌을 감상하던 이들도 이내 자리를 잡고는 조개 캐기 삼매경에 빠지고 말아요. 





갯벌에는 거의 10cm 간격으로 작은 구멍이 뽕뽕 뚫려 있는데, 자세히 보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구멍이 있어요. 바로 그곳이 조개가 손에 채이도록 잡히는 갯벌 명당! 그리고 종종 갈매기가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갈매기가 모여 있는 곳은 발이 깊숙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세요~





노란 장화를 신고 온 꼬마는 난생 처음 보는 갯벌이 신기했는지 손에 잡히는 것마다 물어보기에 바쁘네요. “아빠, 이건 뭐야? 이거는?” “그건 소라야, 그건 조개, 그건 그냥 돌멩이고 그건 조개 껍질….” 하고 열심히 대답하던 아빠는 슬그머니 엄마에게 바통을 넘기고는 자리를 옮기네요. 







한쪽에서는 단체로 체험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떠들썩해요. 갯벌에 쪼그리고 앉은 아이들은 누가 더 많이 잡았느니, 뭐를 잡았느니, 하며 거의 땅굴 수준의 구멍을 파내기도 했어요. 어쩌다 ‘쏙’을 발견한 아이들은 바닷가재라도 잡은 양 탄성을 지르고, 갯벌과 몸 색깔이 비슷한 자그마한 ‘박하지(돌게)’를 잡은 아이들은 손바닥에 올려 놓고 탐구를 시작해요.





조개 잡이에 한참 열을 올리던 사람들은 한 시간 반 만에 끝나는 갯벌체험이 아쉽기만 한지 느릿느릿 갯벌을 빠져 나왔어요. 잡은 조개는 갯벌 물에 헹궈 진흙만 제거하고 검정색 비닐봉지에 담아갈 수 있는데, 집으로 가져갈 때는 아이스박스에 담아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이날 최고의 수확을 거둔 가족은 밀짚모자 커플이었어요. 커플룩에 커플 모자까지 입고 온 그들은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조개 캐기에 열중해 두 통을 꽉 채워 나왔다고 해요.





 

갯마을 조개구이


펜션 마을로 들어가면 탁 트인 갯벌을 감상하며 조개구이를 맛볼 수 있는 횟집촌이 나와요. 더운 여름에는 구이 대신 찜으로도 즐길 수 있어요. 


마을 특산물인 각종 조개와 꼬들꼬들 씹히는 소라 맛이 일품이랍니다!














대부도에서 오이도 방향으로 차를 돌리면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 ‘시화호’가 나와요. 본래 시화호는 경기만 갯벌에 방조제를 건설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인데, 방조제 양쪽으로 탁 트인 갯벌의 비경이 워낙 아름다워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고 해요. 특히 철새들의 도래지인 이끼바위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갈대습지공원은 누구나 아름다운 작품 사진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 갯벌 뒤로 병풍처럼 서 있는 산에서는 하늘 위를 수 놓는 패러글라이더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