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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FM '아나운서 정병진의 '행복을 두드리다'

[5월 행복초대 36.5의 주인공] 'YTN FM', 정병진 아나운서

아나운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점이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가에는 뉴스 리포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나운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나운서란 어떤 일을 하는지, YTN FM 아나운서 정병진을 통해 들어보자.



1. 안녕하세요! 5월의 행복초대 36.5°c의 주인공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본인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YTN FM 정병진 아나운서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성심을 다해 답변드리겠습니다.



2.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나운서만의 매력을 꼽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나운서를 선택한 이유는 직무가 제 적성에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의(definition)는 비교와 대조를 통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란 사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 정의에는 제가 어떤 일을 잘 하는지, 좋아하는 지를 가리키는 '적성'도 포함됩니다. 대학 시절 홍보동아리 활동과 연극배우 생활을 하면서 저를 비교·대조해봤습니다. 특히 군대에서 국군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 방송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전역 후 아나운서 공채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아나운서 직무가 제 적성과 잘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꾸준히 노력해 아나운서가 되었습니다.


아나운서만의 매력은 '취미'를 '직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나운서는 시·청취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직업입니다. 뉴스 앵커가 되어 국민께 회사의 공식 뉴스 브리핑을 하고, 제작 프로그램을 맡아 MC로 활약합니다. 리포터나 패널 역할로 프로그램의 감초 역할을 하기도 하고 라디오 DJ가 되어 청취자와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이런 일을 하려면 폭넓은 지식과 교양이 필수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보는 영화, 드라마, 개그 프로그램을 섭렵해야 말 한마디로 공감대를 끌어낼 기회를 얻습니다. 신문을 꾸준히 읽고 시사 지식을 쌓아야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시·청취자에게 인정을 받습니다. 유행을 감지하는 안목이나 인문학적 소양이 없으면 MC나 DJ가 되었을 때 식상한 멘트밖에 준비할 수 없겠죠. 우리가 즐기는 모든 취미가 직무로 연결됩니다. 즐기면서 일 하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입니다. 직무 만족도가 그래서 높은 편이죠.





3. 아나운서를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아나운서는 공부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몸을 활용하는 능력이 긴요합니다. 시·청취자가 '들어줄 만한' 음성과 음색을 갖추고 방송에 '등장할 만한' 정도의 외모를 가꾸는 건 기본입니다. 기자와 작가가 발굴하고 제작한 제품(콘텐츠)을 뉴스 앵커멘트와 MC, DJ 멘트로 적절히 정리하는 최종 가공작업을 거친 후 결국 제 몸으로 콘텐츠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 전달력은 예체능 영역에 가깝습니다. 발성을 다지고 목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카메라에 최적화된 자세를 잡는 것,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숙지하면서도 PD를 비롯한 모든 제작진과 실시간 소통해야 한다는 점은 하루아침에 익힐 수 없었습니다. 다분히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4.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 했던 다양한 경험들 중 아나운서를 준비하며 도움이 되었던 경험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MC 경험이 많았습니다. 중학생 때 지역 축제 코너MC를 해본 게 아나운서 직무 첫 경험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학교 축제를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모교에 축제가 없었습니다. 저는 연극반을 만들어 담당 선생님과 축제를 기획하고 직접 사회를 봤습니다. 이 경험이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 큰 자신감을 줬습니다. 작은 무대라도 제작진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초심은 현직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도 업무에 임하는 자세를 다잡게 했습니다.





5. 아나운서로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보도 내용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아무래도 지난해 세월호 보도를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부산MBC 재직 당시 '부산MBC 방송'에서 세월호 관련 멘트를 최초로 언급했습니다. 아침 뉴스 후 YTN 속보를 모니터하는 데 생각보다 선박 규모가 컸고 탑승 인원이 많았습니다.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 중이었는데 제작 국장과 PD에게 '세월호 멘트를 해야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정오 전까지 '전원 구조' 오보에 모두 방심하고 있었지만 사고 집계가 계속 엇갈리고 상황이 수습되지 않자 선배들도 제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나중에는 정부 발표의 혼선이 커지면서 <정오의 희망곡> 두 시간 내내 세월호 관련 속보와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음악FM 방송에서 뉴스 속보를 전달하는 상황이 펼쳐진 겁니다.


방송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미 연초에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로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에 충격은 더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방송 후 주말에 안산 체육관 합동분향소에 찾아가는 등 아나운서로서 현장을 체감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세월호 관련 뉴스 꼭지를 보도할 때도 안산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리포트의 분위기를 시의 적절하게 맞춰 방송 하려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6. 아나운서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YTN FM 아나운서는 시간 운용이 탄력적입니다. 저는 새벽 5시 반부터 11시 반까지 6시간 근무를 하고 퇴근합니다. 일반 직장인과 다르게 오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주로 독서를 하거나 명사들의 강연을 들으러 다닙니다. 틈틈이 글쓰기 훈련도 하면서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질을 갖추려고 노력합니다. YTN의 매체 특성상 보도와 저널리즘을 알지 못하면 신속하고 정확한 뉴스 멘트를 작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7. 멘토로 삼고 계신 언론인이 있다면 누구신가요?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를 지휘했던 고 벤 브래들리 워싱턴포스트 전 편집장을 존경합니다. 기자가 마음껏 취재·보도할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 내에서 다른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리더가 절실합니다. 최전방 아나운서의 직무와 고충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정제된 보도와 방송을 하도록 아나운서를 감독하는 '리더형 언론인'은 조직과 직원 모두에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8.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며 아나운서의 역할도 과거와는 많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아나운서와 현재의 아나운서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나운서의 보도 관련 직무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과거에는 아나운서가 뉴스 편집권을 갖기도 했습니다. 4.19혁명이나 부마민주항쟁 등을 보도할 당시에는 아나운서가 기자 역할을 겸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나운서의 MC나 DJ관련 직무로 무게추가 기울었습니다. 스포츠캐스터 영역은 아나운서 고유의 전문 영역이 되었습니다. 흔히 '아나운서' 하면 '뉴스 앵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과거의 잔상 때문인데 요즘에는 '아나운서' 하면 '오상진' '전현무' '배성재' 아나운서를 떠올리는 추세가 이런 흐름을 반영합니다.


주목받는 직무가 바뀌는 추세라는 것 외에 예나 지금이나 아나운서의 역할은 같습니다. 방송 최전선에서 시청취자에게 콘텐츠 최종 전달자 역할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격식과 품위' '우리말에 대한 이해' '방송과 사회를 향한 지식과 애정'은 아나운서의 정체성 드러내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9. 아나운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직업으로 뽑히죠. 미래의 아나운서를 꿈꾸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정규직' 아나운서로 입사하는 건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서울 3사나 일부 종편을 제외하곤 대부분 연봉계약이나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방송을 합니다. 아나운서의 보도 관련 기능이 축소되면서 언론사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마냥 '안정적인 직장'을 바라보며 입사준비를 해서는 안 되겠죠. 아나운서 직무가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방송사 규모를 따지지 말고 일단 방송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방송일을 감당할 가능성을 지녔는지, 사람들과 협업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즐길 수 있는 지 점검하지 않는다면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도 일을 꾸준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환상이 아닌 현실을 직시했으면 합니다.



10. 이번에는 동부화재 블로그 ‘행복초대 36.5도’의 공식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작은 소망이 있다면 ‘행복’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나운서님의 행복 기준은 무엇이며,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답변 부탁드립니다.


행복은 '두드림' 아닐까요.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두드릴 때 행복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다가가서 인사하고 대화하며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죠. 함께 연결돼 있고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은 실존적 불안감을 없애줍니다. 고립돼 있다는 자괴감도 덜어주죠. 힘든 상황이 닥쳐도 서로가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첫 단추는 두드림입니다. 곁들인다면 일을 할 때도 먼저 가서 두드리는 적극적인 자세는 성공의 기회를 부르는 것 같아요. '내가 먼저 두드리는 자세'는 행복 마을 향약 1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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