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 후 부동산 시장 대비
2018년 9.13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은 세그먼트(Segment) 시장으로 바뀌면서 부동산투자에서 핵심적으로 바라보던 입지 가치, 상품 가치 또는 시장 전망과 같은 요소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부동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세그먼트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9.13 대책은 서울 내에 신규 다주택자의 등장을 어렵게 했습니다. 공시가격 6억 원 초과의 주택에 대해서 양도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0%로 낮추면서 투자 매력을 낮추었고, 보유세 강화를 통해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여 고가 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주택자였는데 9.13 대책 이후 주택 수를 늘리려 생각한 사람 중에는 원래 계획대로 2주택으로 투자수요를 실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투자 대신 자신이 사는 주택의 평수를 넓히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구조적으로도 중대형의 시대가 펼쳐질 만한 환경은 이미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의 주택은 주요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1주택당 평균 면적이 가장 적은 편이고, 1인당 주거 면적도 33.2㎡로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1인당 주거 면적이 정체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주거 면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 모든 지역의 중대형이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중대형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에서 투자의 희소성이 드러나는 것이지, 대부분이 중대형으로 공급된 용인 같은 공급 초과 지역의 중대형까지 투자 매력이 높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모든 투자자가 피해야 할 투자 실수
평소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나 매도자 양측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유동적인 시장입니다. 그러나 특정 시점(주로 급등 시점)에는 모두가 매수를 원하므로 매수자는 사고 싶은 걸 사지 못해서 유동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 시점에서 매도자는 팔고 싶을 때 얼마든지 팔 수 있다는 유동성을 느끼게 됩니다. 즉, 매수자와 매도자가 느끼는 유동성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설적인 월스트리트 투자자 하워드 막스는 이처럼 시장의 유동성은 투자에서 수익률을 결정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주택자가 말하는 증여하기 좋은 시점
일반적으로 매물의 가격이 오를까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지만, 가격이 가장 낮은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해 주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물 가격의 하락은 증여세를 절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4월 말에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공개되면, 종전보다 높아진 공시가격에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 중 일부가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물이 나오면 가격이 내려가게 됩니다. 바로 그때가 적절한 증여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산가와 다주택자들은 자산 가격이 내려오는 시점을 증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입니다. 증여는 통상 시가(시장 가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장 가격이 없는 경우(2년간 거래가 없다면 시장 가격도 없어진다), 시가 대신 보충적 평가 방식으로 증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공시가격이나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증여함으로써 증여세 절세가 가능한 것입니다. 다만 증여받는 자녀나 손자녀의 입장에서는 취득원가가 낮아진 셈이니 훗날 가격 상승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높게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보통 증여는 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자산을 증여하지, 자산 가격이 쭉 일관되는 자산은 증여를 잘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있다면, 자산 가격의 상승세가 높은 아파트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서울시의 고가 주택군이 일제히 가격 조정을 받는 시점은 증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규제 변화와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
부동산 규제 시대에서 실거주 중인 한 채의 주택과 장기임대주택(주택임대사업자 등록 후 임대 개시 시점에 공시가격이 수도권 6억 원 이하의 주택)으로 등록한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투자를 목적으로 매입한 추가 주택들을 장기임대로 등록한 소유주는 정부의 정책을 잘 따른 경우입니다. 그들이 추가로 매입한 주택들이 준공공 성격의 장기임대주택이 되었기 때문에 8년간 의무 임대를 해야 하고, 이것이 전세 가격 안정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1주택과 장기임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 역시 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자신이 거주하는 한 채를 입지가 더 좋은 환경으로 이동하거나, 대형 평형 아파트로 이동하거나, 신축 아파트로의 이동과 같은 선택을 생각할 만한 시점입니다. 장기임대로 등록한 물건을 철회해서라도, 혹은 타 임대사업을 등록한 다주택자에게 매각해서 양도소득세를 내서라도 시도해 볼 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거주하는 한 채를 ‘똘똘한 한 채’로 옮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2019년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1거주주택과 장기임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거주지를 자주 옮기지 못하도록 규제가 강화되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똘똘한 한 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양도소득세 9억 원 감면과 3년 차 이상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 연 8%를 적용하여 최대 80%를 공제받는 혜택이 있습니다.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것도 혜택이 큰데, 장기보유특별공제 80%는 사실상 ‘거의 세금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1세대 1주택자의 혜택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주택 + 장기임대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도 1세대 1주택으로 세법에서 취급해왔기 때문에 1주택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1주택자의 혜택을 모두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 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진정한 1주택자가 아닌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진짜 1주택자’가 아니라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경우라도 혜택이 줄어들고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주택자인데 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옮길 경우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똘똘한 한 채로 옮길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라면 자신이 매수하고자 희망하는 주택을 등록하고 실거래가나 매물 상황 등을 수시로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언제가 바닥일지 섣불리 예측하는 대신 스스로 매수 가격의 기준을 정해서 그 가격대로 집값이 내려오면 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최고가 대비해서 15%가 낮아지면 사겠다. 또는 20%가 낮아지면 사겠다 등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매수에 나서야 합니다. 부동산 규제 시대에는 다소 어렵겠지만 훌륭한 거래를 할 수 있다면, 훗날 호황이 다시 왔을 때 상당한 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