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에 이어 ‘혼행’이 대세! ‘혼행’이란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홀로 느끼면서 차분히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혼자 하는 여행’을 뜻하는 신조어인데요. 특히 최근 tvN의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에서 산티아고 순례길과 순례자들의 모습이 방송되면서 인기 혼행지로 산티아고 순례길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6월이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에 최적의 계절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잠시 일상을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며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매력적인 여행지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떠세요?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준비하는 순례자분들을 위한 여행 정보들을 모아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알베르게? 알쏭달쏭 뜻 알아보기
산티아고는 예수의 제자인 성 야고보를 말합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로, 콤포스텔라는 ‘별빛이 내려앉은 곳’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예루살렘과 바티칸 베드로 성당과 함께 그리스도교의 3대 성지로 알려진 ‘야고보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순례란 종교가 발생한 곳 또는 종교적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행위인데요. 1189년 교황 알렉산더 3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성스러운 도시로 선포한 이후, 산티아고의 축일인 7월 25일이 일요일인 성스러운 해에 이곳에 도착하는 순례자는 지은 죄를 모두 속죄받고, 다른 해에 도착한 순례자는 죄의 절반을 속죄받는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순례자가 이 길을 걸었고, 1993년에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순례길 중 가장 많은 순례객이 몰리는 ‘카미노 프린세스’의 경우 800km 정도의 거리를 30~40일 동안 계속해서 걸어야 하고 다른 루트들도 최소 100km 이상 장거리를 걸어야 합니다. 순례자가 하루 밤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숙소로 생겨난 것이 바로 ‘알베르게’입니다. tvN스페인하숙의 하숙집이 사실은 ‘알베르게’인 셈이죠.
산티아고 순례 루트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순례길은 유럽 각지에서 시작해 거리도 자연의 풍경도 순례길의 난이도도 모두 다릅니다. 일정이 짧다면 순례증을 받기 위한 최소 구간인 사리아 출발 루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약 100km 정도의 길로 구간마다 표시석이 잘 정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순례자와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까미노 아라고네스는 약 160km의 여정으로, 해발 1,600m에 자리 잡은 피레네산맥의 마을인 솜포르트에서 시작하여 하까를 거쳐 뿌엔떼 라 레이나까지 걷게 됩니다. 거리가 비교적 짧은 편으로 역시 많은 순례자가 찾는 곳이죠.
일명 ‘북쪽 길’로 불리는 까미노 노르떼는스페인 북부의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서 걷는 루트로,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도시인 이룬에서 시작하는 약 830㎞의 길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기는 하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아서 난이도가 높고, 편의시설도 부족한 편이어서 초보 순례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아 데 라 쁠라따는세비야에서 시작되는데, 마드리드로 항공편을 예약하면 접근성이 좋아 국내에 잘 알려진 길입니다. 약 1,000㎞에 달하는 이 순례길은 까미노 프란세스와 합쳐지기도 하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직접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유럽 곳곳에서 출발하는 수많은 순례길이 순례자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카미노 프란세스(Camino Franc s)란?
대부분의 순례자는 프랑스에서 출발해 스페인을 지나는 루트인 '카미노 프란세스(Camino Francés)'를 선택합니다. 카미노 프린세스는 '프랑스 사람들의 길'이라는 의미로, 프랑스 남부의 국경마을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해 피레네산맥을 넘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800km 거리를 걷는 길입니다.
완주까지 짧게는 30일에서 길게는 40일 정도가 걸리는 고된 순례길이지만, 피레네 산맥의 우거진 숲과 넓게 펼쳐진 스텝 평원, 까마득한 계곡과 아득하게 이어지는 산맥 등 스페인 북부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느낄 수 있어 가장 많은 순례자가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스페인하숙에 나오는 알베르게 역시 카미노 프란세스의 4분의 3지점에 위치한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에 있답니다.
산티아고 순례 일정 잡기
산티아고 순례길은 걷기 좋은 4월 말부터 6월 중순, 또는 9월 중순부터 11월 초에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4월은 순례길을 떠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여름에도 우리나라보다 습도가 낮아 덜 덥지만, 강력한 햇빛에 체력 손실이 크기때문에 장시간 걷기에 좋은 계절은 아닙니다.
순례자의 수가 가장 많은 계절은 6월부터입니다. 산티아고 성인의 축일인 7월 25일에 맞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려는 순례자들 때문인데요. 이때에는 숙소나 식당을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례자에게 필요한 준비물은?
순례자들이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스페인 관광청이 판매하는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입니다.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문서로,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에 머물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합니다. 순례길의 숙소와 레스토랑, 성당 등에서 ‘세요’라는 스탬프를 받아 그 길을 걸은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건데요. 스탬프가 찍힌 크레덴시알을 제시해야 순례 완주 증서를 받을 수 있으니, 순례길을 떠나는 모든 순례자의 필수품이자 가장 뜻깊은 기념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례길을 떠나기 전 짐을 꾸릴 때는 먼저 체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계절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남자는 10㎏ 미만, 여자는 7㎏ 미만이 적당하죠.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은 편한 신발과 배낭, 침낭, 갈아입을 옷가지와 물통, 의약품, 개인 위생을 위한 물품 등이 있는데요. 젓가락이나 귀마개와 안대, 빨래집게, 휴대용 삼구 플러그, 방수팩, 옷걸이 등의 생필품들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하루 약 8시간 이상을 걷는모든 장비를 배낭에 넣어 가야 하고, 하루 동안 마실 충분한 물과 음식까지 넣어야 하므로 가능한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가볍고 부피가 작은 물품을 고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TV 속 순례자의 모습이나 여행기를 보며 왜 수많은 사람이 한없이 걷고 또 걷는 단순한 여행을 하는 것일까 의아하게 생각한 분들도 있고, 나도 저 길을 걷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분도 있을 텐데요. 목적지를 향해 계속해서 걸어야만 하는 고난을 극복하고,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비우며 자신의 본 모습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는 것이 순례길을 걷는 이유겠지요? 걷기 좋은 6월, 여러분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나를 찾는 여정을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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