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세 급변으로 인한 3高(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현상에 모두가 힘든 시간입니다. 지갑은 얇아지고, 쪼여오는 부채의 덫에 정신마저 혼미해집니다. 이럴 때일수록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부족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만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의 삶을 향해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바로 연금상품입니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이하 IRP)으로 대변되는 연금상품은 최고의 절세상품이자 꿈이 있는 삶의 초석입니다. 연금상품은 개인에게는 ‘초장끗발 개끗발’ 인생이 되지 않도록 방어해주고, 국가에게는 미래의 부담을 덜어주는 영약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개인은 생애동안의 균질적인 삶을 위해 연금상품에 투자하고, 국가는 세제혜택을 통해 개인의 자조노력에 투자합니다. 고금리일수록 절세효과가 더 커져 재투자로 들어갈 절세자금의 금액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연금저축에 20~30대 가입자가 늘어난 이유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연금저축 신규계약은 174.9만 건으로 전년 대비 194.4% 증가했습니다. 연금저축 가입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대(16.7%)하였는데, 특히 20~30대 가입자의 급증이 두드러집니다. 20대와 30대 가입자는 전년 대비 각각 70.0%와 21.9% 증가했고, IRP 역시 2021년 한 해 동안 56만8,000건이 증가(13.6%)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금상품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까닭은 절세상품 품절시대에 연금상품에는 세제혜택이 빵빵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인 저성장 기조를 반영해 세제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은 절세상품과 각종 공제혜택이 줄어들었다는 걸 잘 아실 텐데요. 그 결과 13월의 월급날에 월급이 깎이거나 아예 없는 날로 바뀌는 충격을 겪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이들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내년 2월 연말정산 때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내야할 지 가늠되지 않기 때문이죠.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적을 것 같은 2030세대가 연금상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유, 이제 아시겠죠?
절세상품 품절 대란! 혜택이 얼마나 크길래?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이를 연금계좌라 부름)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데, 납입금액에 대해서는 일정한도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 한도는 700만원(연금저축은 400만원)이나, 종합소득이 1억원(총 급여 1.2억원)을 넘게 되면 연금저축의 공제한도는 3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세액공제율은 종합소득 4,000만원(총 급여 5,500만원) 이하인 자에게는 16.5%, 초과하는 자에게는 13.2%가 적용됩니다. 즉, 종합소득 4,000만원(총 급여 5,500만원) 이하인 자가 연간 연금저축에 400만원, IRP에 300만원을 납입하면 납입금액 전체(700만원)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으며, 16.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아 연말정산 시 약 115만원을 돌려받게 됩니다.
종합소득과 총 급여가 앞의 기준을 초과하는 자는 13.2%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으므로 연말정산 시 약 92만원을 환급받게 됩니다. 50세 이상의 가입자는 올해 말까지 200만원을 추가로 세액공제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즉, 이들의 세액공제 한도는 900만원이 되며, 이들이 연말정산 시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은 각각 148만원과 118만원 정도입니다. 연금계좌를 통해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도 연간 1,200만원 이하까지는 3.3~5.5%의 저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되고, 1,2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가 적용됩니다.
2023년 연금계좌 세제해택 개정!
이처럼 연금상품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많은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기획재정부가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2023년 1월 1일부터 연금계좌에 납입하는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를 900만원(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 늘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까지는 종합소득 1억원(총 급여 1.2억원)을 넘는 자의 연금저축 세액공제 한도가 300만원으로 그 이하의 자보다 100만원이 적었으나, 2023년 납입분부터는 소득액 구분없이 모두 600만원을 적용받게 됩니다. 세액공제율은 현재와 동일하게 16.5%와 13.2%가 적용됩니다. 연금계좌로부터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는 1,200만원을 넘는 연금액에 대해 종합과세하던 것을 종합과세 또는 15% 분리과세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되었어요.
연금은 묻어두기만 하면 끝? 현명한 리밸런싱 필요!
연금투자의 기본은 장기투자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계속 납입만 하는 ‘묻지마 장기투자’가 능사는 아닐 수 있습니다. 싸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 하기엔 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장기 분산투자라 해도 리밸런싱을 게을리하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게 투자의 세계입니다. 연금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금계좌 이체제도 시행!
다행히 우리나라는 2019년 11월부터 연금계좌 이체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1회만 방문하면 연금계좌 가입 금융회사를 쉽게 바꿀 수 있고, ‘연금저축펀드에서 연금저축보험으로 또는 연금저축보험에서 연금저축펀드로’ 상품을 쉽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인 것 같습니다.
연금투자에도 리밸런싱이 필요합니다. 연금의 리밸런싱은 절세효과 최대화의 필수 요건이죠. 절세효과의 크기는 절세 규모와 투자기간에 비례합니다. 적절한 연금 리밸런싱을 통해 절세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바로 ‘현명한 장기투자’예요. 최근 연금상품으로 몰려들고 있는 2030세대는 ‘현명한 장기투자자’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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