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하게 부착된 초보운전 스티커, 대책 방안은?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땐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죠. ‘실수하지 않을까’라는 걱정 어린 마음과 함께 처음을 시작하는데요. 특히 초보 운전자들은 더욱 이 말에 공감할 것 같습니다. 운전은 본인의 작은 실수가 다른 사람에겐 치명적인 상처로 남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에선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초보 운전자에게 초보운전 스티커를 자차에 붙이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초보운전 스티커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해요! 대체 무슨 일일까요?

 

 

 

개성일까, 민폐일까?
최근 이슈가 되는 초보운전 스티커

 

우리나라에서 초보운전자 기준은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을 말합니다.(※도로교통법 제1장 제2조) 초보운전자가 운행하는 자동차에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하는 건 법적으로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운전자의 양보와 배려를 구하고 사고 예방의 효과를 위해 대부분의 사람이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하여 운행하는데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보니, 초보운전 스티커에 본인의 개성을 가득 담아 자유롭게 표출하는 운전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스티커는 많은 사람에게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개 초보 차주 성격 있음’, ‘두려울 것 없는 면허 1일 차’ 등 간혹 선을 넘는 표현으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스티커도 많습니다.

 

실제로 *도로교통법 제42조에 따라 불쾌감을 주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두었는데요. 하지만 불쾌감, 혐오감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에 없다 보니 부적절한 표지라 하더라도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도로교통법 제42조, ①누구든지 자동차 등(개인형 이동장치는 제외한다)에 교통단속용 자동차·범죄 수사용 자동차나 그 밖의 긴급자동차와 유사하거나 혐오감을 주는 도색(塗色)이나 표지 등을 하거나 그러한 도색이나 표지 등을 한 자동차 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우린 달라!
다른 나라의 초보운전 스티커

몇몇 해외의 경우, 초보운전 스티커를 규격화하여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일본은 면허 취득 1년 미만인 자에게 초보운전 표지를 의무적으로 부착하여, 위반 시 2만엔 이하의 벌금을 처하도록 규정하였고요. 호주 NSW주와 캐나다 BC주는 정식면허를 취득하기 전 연습 면허, 임시면허를 단계적으로 취득하여 규격화된 표지를 부착하도록 했죠. 프랑스는 면허 취득 후 3년은 수습 기간으로, 그동안엔 차에 규격화된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해 운행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35유로의 2급 고정 벌금형에 처하게 되어 있답니다.

 

 

 

라떼는 말이야~
과거 우리나라에도 존재했던 초보운전 표시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1995년에 우리나라에도 규격화된 초보운전 스티커가 존재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95년 초보운전 스티커 규격화 제도를 발의한 이유는 타 운전자에게 초보운전자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로 30cm, 세로 10cm 크기로, 바탕 색깔은 노란색, 글씨는 청색, 테두리 선은 녹색으로 하여 초보운전 표시 스티커를 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4년 만인 1999년에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 제도가 폐지되었는데요. 이유는 이를 악용하여 초보운전자의 안전 운전에 장애를 주는 경우, 장롱 면허와 같이 면허 취득 후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운전하는 경우에도 초보운전이라 해야 할지 등 다양한 변수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진짜를 찾아라!
제멋대로 사용되고 있는 초보운전 스티커

 

 

최근엔 초보운전 스티커만으로 진짜 초보운전자를 가려내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초보운전 시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양보받기 위해 스티커를 부착하고 운행하는 사람, 초보운전이지만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고 주행하다 사고가 나는 사람 등. 누구나 쉽게 초보운전 스티커를 구매하고 부착할 수 있어 이러한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말 누가 초보운전자인지, 양보를 해줘야 하는 운전자는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죠.

 

 

 

 

안전한 드라이브를 위하여..🚗
초보운전 기준 및 스티커 규제 발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0월 우리나라 국회에선 초보운전 스티커를 통일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개정안에는 초보운전자 기준을 면허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의 사람에서 1년 이내로 축소하는 내용과 함께 초보운전자에게는 규격화된 표지 부착 의무화를 담았습니다. 거기에 초보운전자 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양보·방어 운전하자는 규정도 포함되었죠.

 

보다 더 안전하고, 질서 정연한 교통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초보운전 스티커 규격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에선 임시면허 기간 중 초보운전 표지 부착을 의무화하자 자동차 사고율이 9.5%나 감소할 정도로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해요. 다양한 근거가 뒷받침되어 발의한 초보운전 스티커 규제! 과연 승인될 수 있을까요?

 

 

요즘 대두되고 있는 문제, 초보운전 스티커 규격화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발의안이 통과되든 통과되지 못하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운전이겠죠J 서로를 배려하며 조금씩 양보한다면 사고율도 줄어들고, 더욱 즐겁고 행복한 드라이브가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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