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깡통전세, 전세 사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빌라, 오피스텔 전세시장은 여전히 어렵고, 매매시장은 주춤하면서 보합세로 가고 있습니다만, 아파트 전세시장은 반등을 넘어 상승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 어떠한 원인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으며, 정말 전세대란의 시기가 찾아올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죠.
작년 급락한 전셋값은 이상 현상?!
위 그림은 2022년 10월부터 올 11월 초까지 약 1년간 전국 매매 및 전셋값 변동률 추이를 보여줍니다. 그래프를 보면 아시겠지만, 2022년 매맷값과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했다가 올해 1월이 되면서 점차 반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유심히 봐야 할 것이 매맷값보다 전셋값의 변동 폭이 더 크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럼 이렇게 전셋값의 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2022년 전셋값이 떨어진 이유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보통 전셋값은 대규모 입주 물량이 나오면 공급이 과잉돼, 일시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2022년에 전셋값이 떨어진 이유는 입주 물량이 아닌 금리 인상 때문이었는데요. 부동산 시장에선 이례적인 일이었죠. 2009년부터 시행된 전세대출로 전세시장에 대한 금융의 지배가 시작되었지만, 저금리로 인해 금리가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기준금리가 순식간에 3.5%까지 급상승하면서 전세 대출이자는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전세는 오직 실수요자 시장으로 계산해서 유리하게 움직이는데, 금리 상승으로 전세 대출이자보다 월세 내는 것이 더 유리해진 거죠. 이로 인해 전세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전세수요는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2020~2021년 임대차 2법으로 지나치게 왜곡된 전셋값의 계약갱신 시점과 맞물리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이러한 전셋값 하락은 매맷값 하락은 부추겼고, 동반 하락을 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답니다.
최근 전세 선호도가 늘어난 이유
집값이 급락하고 미분양이 급증하자 집값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는 올해 초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부동산 규제를 풀었습니다. 금리상승도 함께 멈추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매매와 전세 모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상반기 반등까지는 매매와 전세의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가나 했는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매매와 전세는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매매는 주춤하는 반면 전세는 상승을 이어가고 있지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매매는 집값 상승을 원하는 매도자와 집값 하락을 원하는 매수자 간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팽팽한 줄다리기 게임과 같습니다. 고점대비 30% 정도 하락한 올해 2023년 초 가격 수준이라면 충분히 구입할 만하지만, 고금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경기는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반등한 매수자에겐 집값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전세는 오직 실거주 목적의 실수요자 시장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 줄다리기 게임은 없습니다. 2022년 전셋값은 떨어진 반면 월셋값은 오히려 올라가면서 이제는 월세보다 전세가 더 유리해졌습니다. 깡통전세, 전세 사기 우려로 불안감을 느낀 빌라, 오피스텔 전세수요가 아파트 전세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거기에 매매시장이 주춤하면서 매매 수요까지 전세로 전환되면서 전세수요가 더욱 늘어나게 됐습니다.
전세대란 정말 찾아올까?
2023년 3월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여 입주한 3,375세대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입주 물량 영향으로 2022년 강남 전셋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올 11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6,700세대 입주장이 시작되면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왔고 추가 하락을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만 생각보다 별다른 영향이 없었죠. 전셋값 하락을 기대하고 있었던 분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는데요. 사실 알고 보면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영향으로 내려온 전셋값이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영향으로 아직 예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오히려 입주장이 마무리가 되면 예전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 그래프는 개포지구에 위치한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 전셋값 흐름으로,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장이 시작되기 전 17억 원 이상 형성되었던 전셋값이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10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3억 원 수준까지 회복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월 반포 원베일리 2,990세대 입주 영향도 있었고, 11월 입주 예정인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 물량 영향으로 아직은 13억 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 개포지구에 입주장이 사실상 마무리가 되면 다시 예전 수준인 17억 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 금리와 부동산 시장,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전세대란이라곤 말할 수 없지만, 입주 물량이 모두 끝나고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다면, 전세대란이 펼쳐질 수도 있죠.
전세대란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쭉 이어진다면,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서 전셋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상 아파트 시장의 역전세는 마무리가 되었고, 이젠 전세대란을 걱정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거죠.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정상적이기 때문이지요. 매매시장이 주춤하면 매매 수요가 전세로 유입이 되면서 전세는 강세가 되는데요. 현재로서 매매는 아직 조정장을 더 지나가야 하기에 당분간 전세 강세 현상은 불가피합니다. 전세는 무이자 대출과 같은 개념으로, 전셋값이 오른다는 것은 무이자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매수자가 지불해야 하는 자기자본 비중이 줄어든다는 의미이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을 전세가율이라 하는데, 아파트 전세가율은 보통 50% 수준인데요. 2~3년 정도 안에 매매시장은 보합세, 전세시장은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세가율은 점점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세대란을 잘 활용한다면, 집을 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데요. 바로, 올라가는 전셋값에 비례해서 내가 투자해야 할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이때를 노리는 겁니다.
전셋값이 올라가 전세가율도 상승한다는 것은 반대로 매맷값이 떨어지는 거겠죠. 이렇게 매매시장이 어려워지면, 남아있는 강남 규제 지역이 풀릴 수 있다는 신호이고 그럼 매맷값이 하락하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최고점 대비 30% 정도 하락하거나 2022년 12월 ~ 2023년 1월 거래된 급매물과 비슷한 수준 혹은 조금 더 낮은 급매물을 잡을 수 있는 때가 온다면 높아진 전세가율을 이용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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