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에서 59세까지 연령층을 ‘주택 구매 연령’이라고 부릅니다. 취직해서 종잣돈을 모은 후 결혼해서 자녀를 출산하거나,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할 때, 대부분 분은 용기를 내어 내 집 마련을 하죠.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전체 연령 중 30대의 주택 구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주택 구매 연령’인 40대를 뛰어넘는 일이 발생했죠.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30대가 어떻게 주택을 구매할 수 있었던 걸까요?
'영끌'이란 무엇일까?
우선 ‘영끌’이라는 단어의 뜻부터 정의해보겠습니다. ‘영끌’이란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대출, 퇴직금 중간 정산 그리고 부모님 찬스까지 받아 무리하게 집을 사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았다’고 해서 ‘영끌’이라고 말하죠.
예비 신혼부부가 그동안 모은 돈과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은 자금 2억 원에 양가 부모님 지원 2억 원, 신용대출 1억 원 그리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배우자 한 명은 주택담보대출을 4억 원 받고, 또 다른 배우자 한 명은 전세 계약을 하고 전세대출을 받아 3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총 12억 원으로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하는데요. 여기서 12억 원 중 자기자본은 2억 원뿐이었습니다. 부모님 지원을 자기자본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자기자본은 4억 원이었죠. 나머지 8억 원은 대출로 메워야 했는데요. 이러한 부분을 ‘영끌’이라고 하며, 아파트 영끌을 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30대가 영끌 대출하는 심리
위에서 언급한 신혼부부처럼 30대가 아파트 영끌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주택을 구매하지 못할 것 같고, 그동안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니 12억 원에 구매했던 신혼집이 15억 원까지 거뜬하게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거죠.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물론 서울 아파트를 포함한 집값이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집값이 쉬지 않고 영원히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집값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경제성장과 화폐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10년 또는 15년 후에는 ‘지금보다 집값이 올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부동산시장 흐름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파동형 상승을 한다는 것이지 쉬지 않고 계속 상승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영끌 대출 내 집 마련, 현재 상황은?
기준금리는 2022년 제로금리에서 고금리로 1년 만에 미친 듯이 올랐습니다. 영원히 상승할 줄 알았던 집값은 2022년 12월 고점 대비 30% 정도 급락했습니다(2024년 1월 11일 기준). 또한 2023년 상반기에 반등하던 집값이 다시 꺾이면서 2024년 주택시장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죠.
특히 2024년 집값 흐름은 기준금리에 달려있는데요.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큰 폭으로 금리가 내려가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서 30대가 ‘큰손’이라는 뉴스가 유독 눈에 띕니다. 심지어 서울 아파트를 비롯한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에서 30대가 2019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아파트 영끌 주축인 30대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의미일까요?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고통받는 영끌족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연령별 전국·서울 아파트 구매 비중’을 살펴보겠습니다. 30대의 구매 비중이 '주택 구매 연령' 주요 층인 4059세대보다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막을 알면 안심하긴 이릅니다.
✔ 주택 구매 능력 있는 40대 이상은 이미 아파트 구매
40대 이상의 기성세대 중 주택 구매 능력이 되는 분 중 상당수는 이미 아파트를 구매했습니다. 지금까지 무주택인 분들은 자금이 부족해서 구매 능력이 없거나, 지금은 있으나 구매 욕구가 없는 분들일 테죠. 즉 이미 주택을 보유한 기성세대들이 집값이 조정기에 들어간 지금, 굳이 무리하게 영끌 대출하여 아파트 영끌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 자금력이 부족한 30대는 한시적 특례보금자리론 혜택으로 아파트 구매
반면 30대들은 자금력도 부족하고, 주택 구매 기회도 적었기에 무주택 비중이 높습니다. 여기에 2017년 집값 폭등기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2022년 하락기에 대한 경험이 없습니다. 이른바 ‘상승장’만 경험했으므로 지금도 잠시 조정 후 다시 ‘폭등장’이 올 것이라 기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2023년 한시적으로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따라 30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다만 상대적으로 30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이 높다는 것이지 30대의 아파트 거래량이 2020~2021년처럼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영끌 대출을 한 이들은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 영끌 집중 지역으로 퍼지는 서울 아파트 하락세
위의 표를 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대표적인 ‘영끌 집중 지역’이라 불리는 서울 도봉구, 관악구, 강북구, 구로구, 노원구의 아파트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가구당 평균 아파트 가격은 2022년 7억 2,825만 원에서 2023년 6억 8,572만 원으로 5.8% 감소했습니다.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은 2.38%,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는 0.99% 하락에 그쳤습니다. 아파트 영끌족이 하락 거래를 주도하면서 눈물의 던지기를 하는 것입니다.
실거주 아닌 투자 시 영끌족은 이득을 볼까?
내 집 마련은 필요합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감안하면 집값은 결국 상승하죠. 10년을 전세로 거주하는 것보다 내 집 마련을 하는 사람이 결국 승자일 겁니다. 하지만 힘든 집값 조정기를 슬기롭게 잘 버티지 못한 채 손실을 보고 정리하게 되면, 미래의 기회비용까지 잃어버려 아니함만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할 땐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리스크 관리입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출이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집값이 하락해도 적어도 3년 이상은 그 충격을 버티고 견딜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예비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막을 수밖에 없었죠.
즉 집값은 오르는 기간이 더 길고 상승 폭이 더 높지만, 리스크 관리를 하지 못할 경우 내 집 마련을 하지 않은 것보다 더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030세대는 아직 남은 인생이 깁니다. 절대 서두르거나 초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상황이 여의찮다면 지금 당장 또는 올해 안에 굳이 집을 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금력이 충분하고 주택구입이 필요한 분이라면 내 집 마련은 언제든 정답입니다. 주변 시세보다 확실히 저렴한 분양 물량이나 고점 대비 30% 이상 조정된 급매물 위주로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집을 살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이라면,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분들이라면 부동산 시장 흐름을 정확히 체크해야 합니다. 부동산 조정장이라고 판단하면 종잣돈을 모으면서 확실한 바닥 시그널을 확인한 후 구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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