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예상치 못한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폭락한 집값은 12월 바닥을 찍고, 2023년 1월부터 반등해서 딱 1년 만인 지금 하락을 벗어나 상승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이라 했던 둔촌주공도 미계약이 발생할 정도로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은 이제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청약 단지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요. 살아난 부동산시장 분위기에 힘입은 30대 주택 구입 비중이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동산 갭 투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갭 투자는 대체 무엇일까?
부동산 갭(gap) 투자는 무이자 대출과 같은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함으로써 전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투자하는 주택구입의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매매가 10억 원인 아파트에 전세가 6억 원이라면 내 돈 4억 원만 내고 전세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0억 원 집의 주인이 되는 것이죠. 전세 제도가 임대 형태로 자리를 잡은 아파트나 연립, 다세대주택 등 주택이 갭 투자의 대상이며 전세가 없는 상가나 토지, 꼬마빌딩은 갭 투자가 어렵습니다.
갭 투자를 할 땐 전세가율을 보자
갭 투자는 투자금이 적게 들어갈수록 즉,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액(gap)이 적을수록 효과가 큽니다. 그럼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갭 투자에서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요? 적게 들어가는 게 좋을까요?
투자의 가장 기본 원칙은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얻는 것입니다. 그래서 갭 투자의 성패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비율인 전세가율이 좌우하죠. 아래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매가 10억 원의 집이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림 1의 전셋값은 6억 원으로 전세가율은 60%입니다. 여기에 자본 4억 원을 투자하면 10억 원 집의 주인이 될 수 있지요. 그림 2의 전셋값은 8억 원으로 전세가율은 80%입니다. 자본 2억 원을 투자하면 10억 원 집주인이 될 수 있죠. 이 중 합리적인 투자는 그림 2입니다. 즉,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갭 투자 효율은 높아지고, 본인에게 득이 될 수 있습니다.
전세제도가 부동산 투자를 부른다
주택을 구입하는 방법은 자본 100%로 구입하는 방법과 자본에 은행 대출금을 얹어 구입하는 방법 그리고 은행 대출 대신 전세를 끼고 구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 본인이 거주할 필요가 없다면,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무이자 대출의 효과를 얻는 갭 투자가 가장 좋은 투자 수단일 수 있습니다. 전셋값이 상승하면 덤으로 상승한 전세금을 받아 재투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갭 투자를 했는데 매매와 전셋값이 모두 올라, 투자수익뿐만 아니라 인상된 전세금만으로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갭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주식투자가 대부분인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만 유독 아파트 투자가 대중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우리나라에 전세제도가 없었다면 아파트가 이렇게 대중화되지 못했겠죠.
장점 뒤 감춰져 있던 단점은?!
장점이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단점도 있는 법! 갭 투자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전세금으로 투자했는데,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전셋값이나 매맷값이 떨어지는 경우 그 모든 책임은 오로지 투자자가 해결해야 합니다. 전셋값이 떨어지면 부족한 차액을 본인 돈으로 돌려주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전세금이 떨어졌을 경우, 6억 원이던 전세가 5억 원으로 떨어지면 새로운 세입자한테서 받은 5억 원에 자산 1억 원을 보태서 6억 원을 반환해주어야 합니다. 근데 1억 원이 없어 세입자에게 6억 원을 돌려줄 수 없으면 세입자는 소송을 통해 집을 경매로 넘길 수 있습니다. 집값이 떨어져도 문제인데요. 3억 원 집을 전세 2억7천만 원을 끼고 3천만 원을 투자해서 구입했는데, 집값이 2억5천만 원으로 떨어지면 투자금 3천만 원은 고사하고 본인 돈 2천만 원을 더 보내서 전세금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한 채 정도는 예금을 해지하든 신용대출을 받든 해결할 수 있지만, 여러 채를 갭 투자했다가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할 경우 전세사기범으로 몰락할 수 있죠. 그러니 갭 투자를 할 때 이 점을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절대 해선 안 될 ‘무자본 갭 투자’
갭 투자의 단점은 갭 투자의 장점이었던 전셋값이 하락할 때 발생합니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투자금이 적게 들어가 투자 효율은 극대화하는데 선을 넘어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같아지거나 뛰어넘는 경우를 무자본 갭투자라 합니다.
그림1처럼 매맷값이 10억 원인 아파트 전세가 10억 원인 경우, 전세가율은 100%로 투자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투자금 없이 10억 원 집의 주인이 되는 것이죠. 그림2처럼 전세가 12억 원까지 올라가면 전세가율은 120%로 오히려 2억 원을 받고 10억 원 집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영원히 이렇게만 되면 이보다 손 쉬운 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부푼 꿈을 가지고 많은 집을 구입했다가 그림1과 같이 전셋값이 8억 원으로 떨어져 전세가율이 80%가 되면, 한 채당 2억 원 빚이 생기게 되죠. 그림2의 경우엔 한 채당 4억 원의 빚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무자본 갭 투자는 서울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 오피스텔 혹은 지방 일부 소형아파트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그저 투자라는 명목 하에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무자본 갭 투자를 한다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금을 받지 못하는 세입자 가족의 인생을 망가트리는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답니다.
갭 투자 시 알아야 할 체크사항
갭 투자가 100% 나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투자의 한 방법으로, 성공하면 본인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인데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떠한 위험이 생겼을 때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지 입니다. 전셋값은 금리가 올라도 떨어지고 주변 입주물량이 늘어나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세 대출이 보편화된 지금 금리 변동에 따라 언제든지 전세는 떨어집니다. 이렇게 전셋값은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전셋값이 최대 30%까지 하락하더라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상환능력은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반대로 탐욕에 눈이 멀어 본인이 감당하지도 못할 수십 수십채의 주택을 갭 투자하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세입자의 가정도 파괴하는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본인의 욕심으로 다른 사람이 피해볼 수 있는 것을 꼭 생각하여 합법적이고 건전한 부동산 투자를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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