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매우 괴로운 질환이지만, 흔히 나타납니다. 발병 비율은 한 해 1천 명당 1.2 ~ 3.4명꼴이며, 65세 이후의 경우에는 1천 명당 3.9~11.8명꼴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즉,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환절기인 가을철에는 더 많이 발생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런데 환절기인 가을철에 대상포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을에 대상포진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가을은 날씨가 건조해지고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일교차가 큰 시기이므로 면역력 저하가 올 수 있습니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신체 면역 기능이 쉽게 떨어질 수 있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립니다. 이렇게 면역력이 약해지면 체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깨어나 활동하기 쉽고, 대상포진 질환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그럼 대상포진은 어떤 질병일까요? 대상포진의 뜻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으로 피부의 한 곳에 신경대를 따라서 줄무늬 모양의 발진과 수포들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원인은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 VZV)로, 통증이 동반되는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어렸을 때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경우, 수두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고 몸속 신경절에 숨어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세포막을 깨고 나옵니다. 신경 섬유를 따라 이동해, 해당 신경에 가까운 피부에 바이러스성 감염을 일으킵니다. 수두와 대상포진은 같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인 것이지요.
통증의 차이로 나뉘는 단순 포진과 대상포진!
단순포진은 특정한 형태 없이 수포 비슷한 형태가 몸에 나며 통증 강도가 약합니다. 하지만 전염력이 있는데요. 특히 신생아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몸에 포진이 났을 경우, 신생아와의 접촉은 피해주세요. 대상포진은 전염성은 없지만 통증이 상당히 강합니다.
대상포진의 증상을 살펴보면, 발병 초기엔 피부에 불쾌감을 느끼고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납니다. 아프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드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나 감기 몸살과 같은 아픔을 느낍니다. 발병 3~4일 후가 되면 피부에 증상이 생기기 시작하는데요. 띠 모양의 가늘고, 줄을 이룬 모양의 발진이 발생하며, 발진은 점차 팥알 크기의 수포(물집)로 바뀝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피부가 심하게 손상되어 궤양을 만들어 회복 기간도 길어지며 흉터도 남게 됩니다. 피부발진이 발생한 장소에 따끔따끔한 통증과 함께 그곳부터 신경을 따라 퍼지는 신경통 비슷한 통증이 생깁니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고요. 숨쉬기가 곤란하고 근육통, 복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산고(産苦)’보다 더한 고통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랍니다.
대상포진 진행 과정은?
대상포진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를 살펴보면, 처음엔 밤잠을 설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동반됩니다. (특히 60세 이상 환자에게는 지속되는 통증 때문에 수면장애, 만성피로, 식욕부진, 우울증 등을 앓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병 7~14일 후가 되면, 수포에 고름이 차고 색깔이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합니다. 물집은 몸통을 길게 감싸는 모양으로 번지고, 신경절을 따라 한쪽 몸에서만 나타납니다.
발병 1개월 후가 되면 피부 병변이 회복됩니다. 하지만 통증은 몇 달 혹은 몇 년까지도 지속되기도 하죠. 지속되는 대상포진성 통증은 노인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납니다. 물집이나 피부로 나타나지 않는 대상포진도 있습니다. 통증만 유발하기도 하므로 물집이 없지만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얼얼하거나 열감이 있어도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경우 혈액검사를 하거나 바이러스를 배양해서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중장년층이라면 예방접종은 필수!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또, 스트레스와 과로를 최대한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 운동, 수면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해야 하고요.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엔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과로는 금물! 면역력 키우기에 더 힘써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이 대상포진 예방접종 받기입니다. 다행히 대상포진은 백신이 있는 질환으로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이면 가급적 접종하길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을 시 수치상으로 발병 확률이 70% 이상 감소합니다. 예방접종을 받고 대상포진에 걸릴 수도 있긴 한데요. 대신 증상이 약하며, 신경통 발생도 최대 73% 줄어들었고, 후유증 발병 확률도 낮아진다고 합니다.
대상포진 치료 방법 및
빠르게 치료해야 하는 이유
대상포진은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을 침범하면 수포가 귓바퀴, 외이도, 구강 내측 등에 나타나거나 구안와사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간혹 삼차신경을 침범하면 눈에서 정수리까지 수포가 생기고 실명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바이러스제
항바이러스제의 작용 기전은 바이러스가 감염된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복제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대상포진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공통적으로 식사와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대신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선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이 지나기 전에 의사를 만나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는 염증을 줄여 발적, 부기를 감소시켜 주고, 통증의 강도와 지속 기간을 줄일 수 있어 항바이러스와 함께 복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 고혈압, 녹내장이 있을 경우 사용이 힘들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초기에 통증이 심한 환자들에게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비타민C 고용량 주사
극심한 신경통이 있는 경우 통증 정도에 따라 진통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진통제 대신 비타민C 고용량 주사로 통증을 억제해 줄 수 있습니다. 비타민C를 경구로 먹는 것보다 주사로 투여하게 되면 혈중 내 비타민C 농도가 많이 올라가는데요. 그럼 비타민C 성분 중 항바이러스 효과를 주는 성분이 있어 통증을 완화해 주죠. 하지만 이 또한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큰 효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두통, 치통, 복통 등 우리 몸엔 통증이 다양하게 나타나죠. 그래서 대부분 대상포진 신경통이 발생했을 때 별거 아닌 통증으로 넘겨, 대상포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질병이든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상포진과 비슷한 신경통이 느껴진다면 주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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