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3가지 요소 ‘의식주’. 그중 ‘주’는 안전한 삶을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요소입니다. 최근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주거 안정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세가격 상승과 관련하여 ‘임대차 2법’이 그 주범으로 꼽히며 일각에서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꼭 알아야 할 ‘임대차 2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 이유
여느 시장이 그러하듯 아파트 전세 가격이 올라간 이유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다시 말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은 많지만, 전세를 내놓는 사람은 없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죠.
① 비 아파트 전세 수요 하락
최근 ‘빌라 전세사기’, ‘빌라 역전세’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빌라 전세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비 아파트 시장의 전세 수요는 그대로 아파트 전세 수요로 넘어오게 되었는데요. 전세는 살고 싶지만 빌라 전세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파트 전세를 구하며 아파트 전세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② 대출금리 안정으로 전세 선호
2022년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실질 대출금리도 같이 올라간 바 있습니다. 대출금리가 오르자 전세 대출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은 월세로 눈을 돌리게 되었지요. 최근 실질 대출금리가 안정되었는데요. 월세로 갔던 아파트 임대수요가 다시 전세로 유입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전세를 찾게 되었고, 전세 수요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③ 입주 물량 감소로 인한 전세 공급 감소
전셋값 상승장 형성에는 공급 물량의 감소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2021년 이전에는 부동산 PF의 낮은 이자와 유동성으로 너도나도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인플레이션이 오면서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신축 물량 공급이 줄어 들었습니다.
결국 위 3가지 이유로 아파트 전세 수요는 증가, 공급은 감소하면서 현재와 같은 전세 가격 상승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대차 2법, 전세 가격 폭등의 주범?
하지만 전세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데요. 2020년부터 이어진 전세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임대차 2법’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란 무엇인지, 그중 임대차 2법이 왜 불안정한 전세 시장의 원인으로 꼽히는지 알아볼까요?
①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왜 생겼을까?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단어 그대로 주택을 임차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임대차보호법 제정 이전에는 민법에 의거하여 임대 계약을 체결하였는데요. 그러나 민법에 의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도 세입자의 주거 생활이 안정되지 않는 사회문제가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②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내용은?
주택 임차인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임대차보호법은 1981년에 처음 제정되었습니다. 시행 당시인 1981년에는 임차인이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최단 존속기간 1년을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1981년 제정 이후 전세 계약 후 1년 동안은 집주인이 마음대로 나가라고 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임대차보호법은 1989년 한 차례 개정이 되었는데요. 최단 존속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뀌면서 지금은 당연시 되고 있는 ‘전세 기간 2년’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집주인의 별도 통보가 없으면 2년 더 연장해서 살 수 있는 ‘묵시적 갱신’, 전입신고 후 이사하면 전세금을 받을 때까지 대항할 수 있는 ‘대항력’ 등도 생겼는데요.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임차인 보호장치는 모두 주택임대차 보호법 덕분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대차 2법, 전세 가격 상승의 주범이 된 이유는?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택임대차 보호법. 그런데 최근 주택임대차보호법 중 ‘임대차 2법’이 전세가격을 왜곡하여 상승 폭을 키운다는 이유로 폐지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임대차 2법이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전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① 임대차 2법은 왜 제정되었을까?
우선 전세 기간은 1989년 2년으로 보장된 후 20여년 동안 유지되었습니다. 따라서 전세 계약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에 다시 계약금 인상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었죠. 결국 마음 편하게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정도인 셈이었는데요. 기존 법안으로는 세입자의 주거가 안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보호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집값까지 급등하게 되었는데요. 결국 2020년 7월 정부에서 ‘임대차 2법’ 이라는 카드를 급하게 내놓게 되었습니다.
② 임대차 2법의 핵심 내용은?
임대차 2법의 핵심은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두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계약갱신 청구권이란, 전세 2년 거주 후 세입자가 원하면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원하는 경우 전세 기간이 4년까지 연장될 수 있는 것이죠.
전월세 상한제란 2년 더 연장 시 전세가격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인데요. 합의없이 5% 이상의 인상을 강제할 수 없도록 법으로 보호하게 되었습니다.
③ 임대차 2법의 소급 적용 및 혼란
내용 만으로도 논란이 많았던 임대차 2법은 ‘소급 적용’이 되며 혼란을 가중했는데요. 2020년 7월, 임대차 2법이 시행되며 당시 이전 계약까지 새 조항을 적용해주었고,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집주인은 지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앞으로 4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결국 2020년 7월을 기점으로 전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변화의 불확실성에 두려운 세입자들 역시 급하게 전세를 구하게 되었는데요. 결론적으로 전세 수요까지 늘어나며 전셋값은 2020년 7월 이후 폭등하게 되었습니다.
임대차 2법 제정 4년 후, 2024년 현재는?
위 그래프는 임대차 2법 시행과 그 이후 전세시장 실 거래 지수를 나타낸 표입니다. 임대차 2법이 시행된 2020년 7월과 기준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6월에 실 거래 지수가 급증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곧 2020년 시행된 임대차 2법이 4년차가 되며 위 그래프와 같은 현상이 다시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4년간 참아왔던 집주인이 향후 4년치 전세 가격을 한 번에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임대차2법 폐지 가능성과 전세 시장의 미래는?
가계 자산의 78.6%가 부동산에 몰려있는 대한민국은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데요. 따라서 임대차2법은 시행 후 변화에 대해 충분히 고민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당시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 점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꾸준히 폐지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임대차 2법, 과연 폐지될 수 있을까요?정부와 여당은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임대차 2법의 보호 아래에 있는 세입자가 많기 때문에 단번에 폐지가 쉽지 않은데요. 또 임대차 2법을 만들었던 야당이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로 정책을 단숨에 폐지해 버린다면 또 다른 왜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번에 정책을 폐지하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됩니다.
임대차보호법 보완 개정 방안
현 시점에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폐지가 아닌 보완 개정일 텐데요. 아파트 전세 시장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개정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①인상 제한 완화
우선 ‘5% 인상 제한’을 10% 이상으로 완화해야 합니다. 현 임대차보호법 아래에서는 4년에 한 번 전세가격이 폭등하고 있는데요. 전세가를 4년 후 왕창 올리는 것보다는 2년마다 조금씩 인상하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 전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합리적일 것입니다.
② 세입자의 책임과 집주인의 권리 강화
현 임대차 보호법은 별도의 논의가 없을 경우 2년을 연장하는 ‘묵시적 연장’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세입자가 2년 갱신 청구를 하고도 ‘묵시적 연장’에 따라 임의대로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 잘못된 정책과 법이 세입자의 편법을 조장한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쌍방 협의가 아니면 계약해지가 되지 않도록 조항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금리가 다시 급등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전세 가격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최근 아파트 인허가, 착공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입주 물량 부족은 3~5년 정도 우리를 더 괴롭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 아파트 시장의 경우 역 전세, 전세 사기 등으로 신뢰가 무너지며 전세 계약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상태인데요. 따라서 현재 비 아파트 전세 수요는 월세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전세가격이 안정된 아파트 전세는 향후 20년간 임대 시장의 주력상품으로 건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궁극적으로 비 아파트 시장은 월세, 아파트 시장은 전세가 선호되어 월세와 전세가 공존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전세가 좋은 주거 제도인 것은 맞지만 영원히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지켜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텐데요.
부동산 가격은 금리, 물가, 소득, 인구, 주택공급 등 다양한 요인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자신의 현 자산 상황과 시장 상황에 맞춰 ‘내 집 마련’ 전략을 짜고 실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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