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공간에서 안정된 삶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내 집 마련’은 보편적인 생애 과업으로 여겨지곤 하지요. 여러가지 내 집 마련 방법 중 ‘주택청약’은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시도해보는 방법입니다.
최근 주택청약 관련하여 새로운 이슈가 생겼는데요. 혼돈의 청약시장 상황과 주택 청약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주택청약, 내 집 마련을 위한 최선일까?
① 주택 청약, 유효한 ‘내 집 마련’ 방법일까?
주택 청약은 오랫동안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 중 최선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따라서 국민의 절반이 청약통장을 하나쯤 가지고 있기도 한데요. 다만 수 백대 1의 청약경쟁률이 나오는 단지가 있는 반면, 외면을 받아 미분양이 속출하는 아파트가 있기도 합니다. 두 아파트의 차이는 무엇이고 왜 반응이 다른 걸까요?
청약은 당첨자가 일정기간 동안 재 당첨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재 당첨 제한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청약 당첨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인데요. 따라서 사람들은 청약 당첨을 ‘단 한 번의 기회’로 여기곤 하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외곽 및 지방의 아파트는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청약 당첨을 통해 유동성이 있는 서울 및 경기 핵심 아파트로의 유입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②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 경쟁
최근 1순위 청약경쟁률 59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서울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사례를 살펴볼 텐데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해당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기쁨도 잠시, 국토교통부에서 당첨자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50명이 계약 포기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어떤 이유로 조사와 취소가 이어진 것일까요?
우선 해당 아파트의 특징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는 신반포1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었는데요. 전용면적 84㎡기준 40억원 이상인 주변 시세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이 책정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해당 아파트는 23억원 대라는 파격적인 분양가가 책정이 되면서 일명 ‘로또 쟁탈전’ 이라고 불리는 청약 경쟁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③ 청약 제도에 대한 의구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 건에 조사가 시작된 이유는 청약 가점 제도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청약 당첨자 중 청약 가점 84점 만점자가 3명이나 나왔는데요. 아래 표를 통해 84점 만점이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파악해보겠습니다.
우선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인 경우 32점, 통장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인 경우 17점 만점이 되어 49점이 되는데요. 무주택 기간과 통장 가입기간은 당락을 가르는 조건이 아닌 만큼 ‘부양가족’ 조건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84점짜리 청약통장이 나오기 위해서는 본인을 제외 부양가족이 최소 6명은 되어야 하는데요. 즉 부양가족 항목에서7인 가족 기준을 충족해 35점을 받아야 총 84점 만점이 되는 것이지요.
당첨 발표 이후 많은 민원이 제기되었던 이유는 높은 점수를 위한 ‘위장전입’의 가능성이 의심되었기 때문입니다. 분양가 23억원 아파트에 청약을 할 정도면 현금 10억원 이상이 있다는 말인데요. 현금 10억원 이상 보유의 자산가가 부양가족 6인 이상과 함께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거주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지요. 물론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청약 제도의 대한 불신이 깊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2024년 주택청약 공략법은?
많은 사람들이 제도에 불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청약이 여전히 매력적인 내 집 마련 방법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과거처럼 청약 신청부터 하고 고민은 나중에 하는 ‘선당후곰’ 전략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경쟁력을 먼저 꼼꼼히 따져 고민하고, 타당성이 있으면 신청하는 ‘선곰후당’이 청약시장의 최근 트렌드입니다.
우리는 변화하는 청약 트렌드에 발 맞춰 새로운 청약전략을 짜야 하는데요. 청약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격’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예전처럼 저렴한 분양가를 찾기 힘든 요즘 같은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높은 청약 물량을 공략하는 방법,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주택청약 공략법 ①분양가상한제
분양가상한제란, 주변 시세보다 30% 정도 낮게 분양가를 강제로 내리는 규제인데요. 대표적으로 동탄2신도시와 같은 공공택지와 강남3구, 용산구 등이 규제 지역에 포함됩니다.
다시 말해 공공택지와 규제 지역에 나오는 분양물량은 주변 시세보다 30% 정도 낮게 분양가가 책정되는, 가격경쟁력이 매우 높은 물량인 것이죠.
앞서 살펴보았던 ‘로또 분양아파트’의 대부분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공택지는 수도권 외 지방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비 수도권 거주자들도 거주지역의 분양가상한제 단지를 주목해야 합니다.
주택청약 공략법 ②무 순위와 계약 취소
분양가상한제가 아니더라도 무 순위와 계약 취소를 통해 로또 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되거나 계약이 취소된 물량이 몇 년 후 최초 분양가로 나오면서 기회가 발생하는데요.
일례로 올 8월 청약 시장을 놀라게 했던 ‘동탄역 롯데캐슬’ 이 이와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신청자 294만명이 몰린 동탄역 롯데캐슬의 경우 주변 시세가 15억원이 넘는데 반해 2017년 최초 분양가인 4억8천만원에 물량이 나왔는데요. 시세 1/3 가격이라는 분양가로 ‘로또 청약’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또 무 순위의 경우 해당지역 거주자가 아닌, 전국의 모든 사람이 주택소유 유무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294만대 1이라는 세계신기록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위의 사례는 우리가 청약에 대한 관심 스위치를 절대 끄면 안되는 이유를 보여주기도 합니다.당첨 확률이 낮더라도 그 주인공이 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죠.
주택청약 10만원 공식 깨지다
청약 시장의 또 다른 이슈는 ‘월 납입 인정 금액’ 상향입니다. 9월부터 국민주택 월 납입인정금액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조정이 되는데요. 납입 인정 금액 상향에 대해 알아보기 전 청약 가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① 월 납입 인정 금액이란?
공공이 짓는 국민주택은 납입 횟수와 납입총액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쉽게 말해 10억원을 한 번에 입금한 사람이 매달 10만원씩 납입한 사람보다 빠르고 쉽게 청약에 당첨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인 것인데요. 월 납입 여부를 인정하는 상한선을 정해두고 일정 금액만을 입금액으로 인정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국민주택 ‘납입인정금액’이라고 합니다.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통장 기간의 가점이 높은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민영 주택과 달리 공공 국민주택은 매월 10만원씩 오랫동안 납입할수록 당첨확률이 높아집니다. 일례로 2023년 청약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 뉴:홈’ 사전 청약의 당첨 커트라인은 2,550만원이었는데요. 매월 10만원씩 21년 3개월 이상 납입하신 분들만 당첨의 행운을 잡을 수 있었지요.
② 월 납입인정금액 ‘25만원’
40년 동안 꿋꿋하게 유지되었던 월10만원 납입인정기준은 2024년 9월부터 25만원으로 상향 되는데요. 표면적으로는 단기간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월 납입 인정기준 상향이 국민주택도시기금을 충당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비난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변화가 생긴 만큼 9월부터 25만원씩 납입하는 것이 좋은데요. 인정 금액 상향에도 기존과 같이 10만원씩 납입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25만원씩 납입하면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주택청약 똑똑하게 가입하고 유지하기
높은 청약 경쟁률을 뒤로 하고,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또 올 7월 기준으로 1년 만에 약 35만명 정도가 청약통장을 해지하기도 했다는데요.
미혼 인구가 늘면서 부양가족 점수는 언감생심이며, 로또 아파트 당첨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당첨이 되어도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지며 청약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지요.
청약통장, 해지하는 것이 맞을까?
그렇다면 추세에 따라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이 맞을까요?
지금 당첨확률이 낮다고 해서 굳이 가입한 청약통장을 해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가계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납입인정금액만큼 꾸준히 납입하는 것이 좋은데요. 주택청약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시중 예금금리보다는 낮지만 이자도 붙기 때문에 꾸준히 납입하는 것을 권해드리겠습니다.
더욱이 2015년 이전 가입한 청약저축통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해지해서는 안됩니다. 공공 분양만 가능한 청약저축통장은 세대주 변경 후 보유하던 청약통장의 명의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또 9월부터 기존 청약부금, 청약예금, 청약저축 통장의 주택청약종합통장 전환이 가능한 만큼 해지를 생각하는 분들은 한번 더 고민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주택청약, 누가 해야 할까?
① 1주택자
1주택자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무주택도 아니니 공공주택 청약은 당연히 안 되고, 주택 보유 항목 점수도 0점인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라고요. 그러나 소용이 있습니다. 1주택자도 ‘민영주택 추첨 물량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쟁이 치열해 당첨가능성이 낮지만 꾸준하게 도전하면 행운의 여신이 한번은 찾아올 수 있겠죠. 실제로1주택자가 67번 도전해서 인기 단지 당첨이 된 분을 본적이 있답니다.
② 2주택자
2주택이상 다 주택자는 사실상 청약통장으로 혜택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2주택을 정리할 계획이 있는 분이 아니라면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합니다.
단, 앞서 설명했듯이 청약저축통장을 보유하신 분이라면 해지보다는 보유하는 것이 그래도 좋은데요. 세대주를 변경하면서 자녀에게 명의이전을 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③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
미성년자 자녀에게 청약통장을 만들어주고 싶은 분들은 자녀가 만 14세가 되면 청약통장을 만들어주세요. 미성년자 인정 기간이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만 14세부터 매월 25만원씩 납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찌 보면 자녀에게 무리해서 집 사주는 것보다 매월 25만원씩 납입해주는 것이 진정 자녀를 위한 ‘청약 재테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녀가34세가 되었을 때 납입 총액이 무려 6,000만원이나 되기 때문이지요.
‘재테크’와 ‘성실’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실만큼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을 불리는 데 중요한 덕목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성실은 하늘도 감복하여 행운을 내려다 주기도 하죠. 결국 꾸준히 납입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청약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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