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이 다방면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역시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을 주 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그중 ‘전기차’는 친환경 자동차로써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주요 운송수단으로 꼽히며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기차는 정말 내연기관을 대체할 운송 수단일지, 전기차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현황은?
① 전기차 캐즘 (판매 침체)
2022년 정점을 찍었던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후반부터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전기차 캐즘’(*캐즘: 첨단 기술 제품이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로 넘어가기 전 일시적으로 겪는 수요 정체 현상)을 본격적으로 겪고 있는데요.
전기차 판매량 감소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전기차는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생긴 것은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2배 높으며, 충전 인프라 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전기 자동차의 주 동력인 전기에너지의 가격 상승과 전기차 화재 등 부정적인 요소까지 더해지며 전체적인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② 전기차 시장 전망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기차 캐즘’은 앞으로 약 3~4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후 점차 극복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전기차 가격은 2030년경 내연기관 차와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중저가 모델이 보급되며 가격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기차 충전인프라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가격 완화와 충분한 인프라가 마련된 이후에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요.
한국 시장의 ‘전기차 포비아’ 현상
한국산 전기차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또 보급 및 충전인프라 측면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그러나 최근 국내 전기 자동차 시장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전기차 관련 큰 사고가 발생하며 이미지가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의 원인이 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사고’의 원인과 국내 전기차 시장의 동향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습니다.
① ‘전기차 포비아’ 의 발단: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지난 8월 1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된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이 ‘3일째 같은 자리에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라는 점에서 전기차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또 화재 원인이 ‘충전 중 배터리 과열’이 아닌 ‘배터리 결함’이었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배터리를 향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화재 차량이 1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형 전기차였다는 점 역시 전기차 호감도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② 한국 전기차 화재 사고가 큰 이유
인천 청라 사고의 불이 크게 번진 이유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 이라는 환경적 요인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도심지의 약 70% 이상이 아파트 등의 집단거주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 집단거주지 특성 상 지하 주차장이 발달되어 있는데요. 집단 거주지와 건물 지하 주차장의 밀집 주차 등 여러가지 요인이 결부되며 전기차 화재 진압 최악의 조건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이번 청라 화재 사고로 아파트 등 공공주택 주민들의 전기차 공포감이 조성되며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었는데요. 결국 ‘전기차 포비아’는 우리나라에 두드러지는 ‘밀집 주거’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 및 확산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의 오해와 진실, 전기차는 정말 위험한가?
국내에서 전기차 포비아가 팽배해진 가운데 분명히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정말로 위험할까요? 전기차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오해 ①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화재가 잦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에 비해 불이 잘 난다는 인식이 일반적인데요. 그러나 우려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선 내연기관 차보다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이 높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2023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차량 대수 대비 화재 발생 건수는 내연기관차가 전기차 보다 무려 59.7배 높았다고 합니다. 다만 전기차 화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어 자주 불이 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인데요. 즉 전기차가 불이 잘 난다기보다는 전기차에 대한 경각심이 가중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하겠습니다.
오해 ② 전기차는 비 오는 날 특히 위험하다?
‘전기차 감전 위험’ 역시 전기차에 대한 공포 중 하나입니다. 전기와 상극인 물과 만났을 때 감전 사고의 위험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인데요. 전기와 물이 상극인 것은 맞지만 비 오는 날 전기차 운행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에는 방수 및 방진 설계가 되어 있어 감전 사고의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차량 하부를 물로 세차하는 등 직접적인 접촉이 발생하는 경우 배터리 팩을 분리하여 미리 조치를 취하면 고장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포비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현재는 ‘폐쇄공간에서의 주차와 충전’ 이라는 문제 원인에 대한 대안이 없습니다. 국내 일각에서는 불안을 잠식하기 위해 배터리 제조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일반 소비자가 자동차를 고를 때 배터리 제조사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해당 정보는 불필요한 궁여지책에 불과해 보입니다. 궁극적으로 현재는 전기차에 대한 공포를 해소해줄 근본적인 방안이 없어 막연한 공포 기조를 바로잡기 어려운 것이지요. 결국 전기차 사고의 주 원인을 파악해 이를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① 배터리 과충전, 과방전 방지
전기차 화재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배터리 과 충전과 과 방전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처로는 전기차 충전율을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거의 최대치로 충전을 하고 있는데요. 이를 낮추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져 화염 전이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열 폭주 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ESS)가 있는데요. 화재가 잦았던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 역시 현재와 같이 80~90% 정도만 충전하면서 거의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최대 충전율을 낮추면 배터리 화재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② 배터리 인증 제도 도입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배터리셀 불량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한데요. 청라 화재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배터리셀 전수 검사를 통한 인증제도 도입도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배터리셀 인증 제도란, 3D스캐너 기법을 활용하여 배터리셀을 전수 검사하는 것인데요. 전수검사를 의무화한다면 불량률을 0으로 만들 수 있겠지요.
③ 전기차 화재 대응 시설 강화
마지막으로 지하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진화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구축해야 합니다. 화재 진압 시설 구비 및 CCTV 등의 현장 모니터링 시스템이 방법이 될 수 있겠죠.
더불어 전기차 화재는 일반 소화수로는 진압이 어려운 만큼 전기차 전용 소화 수조도 설치해야 합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전용 수조 역시 전기차 필수 인프라로 구축한다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에 대한 오해와 막연한 공포를 해소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기차 공포라는 위기가 해소된다면 우수한 전기차 제작 능력과 발전하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국 전기차 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의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겠죠. 지금은 ‘전기차 포비아’ 라는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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