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일하는 노인’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노인들이 늦은 나이까지 일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2인 가구 기준 노후 적정 생활비는 월 324만원 정도이나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노인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노후 대비 방법은 다양하나 그 중에서 ‘연금’은 꼭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류도 많고 특징도 달라 어렵게만 생각했던 ‘퇴직연금’의 종류와 운용방법,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퇴직연금 종류와 운용 전략
① 퇴직연금제도란?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연금 제도입니다. 기업이 근로자의 근로 기간 동안 일정 주기로 금융기관에 퇴직금을 ‘적립’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적립된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기관 또는 개인이 운용하다가 필요에 따라 수령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는 근로기간 1년 이상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관련 법에 의거하여 퇴직급여를 받게 됩니다. 퇴직급여는 현금으로 수령하는 ‘퇴직금제도’와 연금의 형식으로 받는 ‘퇴직연금제도’ 중 반드시 한 가지 방식을 따르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종류에 따라 운용 주체가 다르고 책임도 다르기 때문에 퇴직연금의 종류와 운용 방법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운용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의 종류와 각각의 장단점, 그리고 이를 현명하게 운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② 퇴직연금의 종류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그리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특성과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DB)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 의미의 퇴직금입니다. 회사가 적립금 운용 주체로서 책임과 위험을 부담하며,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사전에 정해집니다. 임금인상률이 높은 회사라면 확정기여형보다 유리할 수 있으며, 안정성이 있어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2)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DC)은 회사가 납입할 부담금이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 총액의 1/12로 확정되며, 근로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여 적립금과 운용수익을 지급받는 방식입니다. 임금인상률보다 투자수익률이 높으면 DB형보다 유리하지만 손실을 볼 수도 있어 근로자에게 부담스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3) 개인형 퇴직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IRP는 이직이 잦거나 근속기간이 짧은 근로자가 직장을 옮기거나 퇴직하면서 지급받은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퇴직금 외에도 추가로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이 가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도 가입할 수 있어, 소득이 유동적인 직종에서 많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IRP도 확정기여형(DC)처럼 운용 결과를 근로자 스스로 책임지기 때문에 지혜로운 운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③ 퇴직연금, 어떤 유형을 선택해야할까?
퇴직연금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급여 인상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근속기간이 긴 경우에는 보다 안정적이고 많은 급여를 받게 될 DB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투자에 관심이 있고, 퇴직적립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퇴직금을 키우고 싶은 경우에는 DC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죠.
퇴직연금 운용 현황
2024년 5월 1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전년 대비 46.5조원(13.8%↑) 증가해 382.4조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운용 수익률은 2%대에 그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2%대의 장기수익률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누리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전반적인 수익률을 높이지 않으면 긴 노후를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할 수밖에 없어 적극적인 운용 전략 마련이 필요하겠습니다.
수익률을 높이는 적극적인 운용 방법
근로자가 퇴직적립금을 운용하는 DC형이나 IRP는 적극적인 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따라 연금 수령 시 수익률이 판이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퇴직금을 3억일때 운용 수익률을 3%, 5%, 8%로 가정하면 3%일 때는 매년 2,016만원, 5%일 때는 2,407만원, 8%일 때는 3,056만원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같은 퇴직금이라도 운용 수익률에 따라 연간 연금액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더불어 현 DB형 가입자도 임금피크제(*임금피크제: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일정 연령 이상까지 고용을 보장, 연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조정하는 제도) 에 들어가거나 퇴직 후 DC형, IRP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금 운용 전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① 적립/운용 시기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기에 따른 전략 마련이 필요합니다. 우선 적립 시기 및 연금 수령 전 시기에는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합니다. 물론 은퇴 자산은 안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운용 기간이 충분할 때는 주식형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데요. 적극적인 투자로 수익률이 높아질 때 보다 안전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립/운용 시기의 퇴직 연금 투자 전략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나누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위험 자산
퇴직연금은 최대 70%까지 위험자산으로 투자, 최소 30%는 안전자산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70%는 S&P 500이나, 나스닥100 등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를 활용하거나 배당형 펀드/ETF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안전 자산
30%를 투자해야 하는 안전자산은 예금이나 MMDA, 채권ETF나 채권 혼합형 ETF, TDF 등으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안전자산 30%에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상품들을 편입하고 있는데요. 채권혼합형 펀드/ETF나 TDF는 주식 비중을 50%까지 투자할 수 있어 안전자산으로 인정되는 동시에 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좋은 운용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② 연금 수령 시기
적립/운용 시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면, 연금을 수령 시기에는 운용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3년 이내에 연금으로 받을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이나 예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요. 투자는 늘 손실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3년 이내에 연금으로 수령할 금액은 말 그대로의 ‘안전’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퇴직연금은 다른 투자 자산과 달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절한 운용을 할 때 수익성과 안정성을 함께 담보할 수 있습니다. 적립하는 시기와 연금 수령 전까지 운용하는 자산은 주식형 위주 투자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연금으로 인출하는 자금은 안정적인 자산에 배분하는 등 세심한 운용이 필요합니다. 퇴직연금의 종류와 운용 방법을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용 전략을 세워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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